다름의 미학
[Before Sunrise, 1995]
기차는 이곳 저곳에 멈춰서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 철길을 달린다. 그리고 이내 곧 그들을 다시 여기 저기로 내려놓는다. 사용하는 언어, 사는 지역도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한곳에 모였다가 흩어진다. 그 안에서 제시와 셀린은 만났다. 미국에서 여자친구(지금은 전여친이 된.)를 보기위해 날아온, 할줄아는 언어는 영어뿐인 미국인과 부다페스트에서 할머니를 만난 후 파리로 돌아가고 있는 셀린. 이렇게 둘은 서로 살아온 환경, 가족 관계, 사고방식, 가치관 모두가 다른 사람들이다.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면, 제시와 셀린이 서로 얼마나 다른 사람들인지 알수 있다. 점괘를 듣고 반응하는 방식이나, 낯선이에게 시를 받은 후에 생각하는 방식, 이런 사소한 대화 하나에도 그 둘은 서로 다른 반응을 한다. 하지만 이런‘다름’은 두 사람을 서로에게 끌어당기는 역할을 한다. 해가 뜨기 전까지 짧으며서도 긴 시간 동안 서로의 생각과 가치관을 공유 하면서 ‘내’ 세상이 ‘우리’의 세상으로 자라나는 것을 강하게 느꼈을 것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다른 인생을 살아왔지만 결국 그들은 짧은 대화에서 서로를 이해 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해가 떠오르기 전 둘은 사랑에 빠진다.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모두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더해 자신의 사고를 확장해 나간다. 분명한 것은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비포 선라이즈> 이 영화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 하루의 충동적인 사랑이야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제시와 셀린은 서로 끝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둘 중 그 누구도 ‘넌 틀렸어’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저 진지하게 들어주고 때론, 그래 맞아 라고 맞장구 쳐주기도 한다. 영화를 보고나면 제시와 셀린의 세상이 서로를 만나기 이전과 확실히 달라졌을 것이라 감히 예상하게 된다. 그리고 관객들이 그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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